비통의 기도 들꽃/김영자
주여
어찌 이런일이 이 땅에 또 일어났나요?
오늘 우리처럼
평범하던 그 날 해질 녘
헤이디라는 적은 섬나라 수도
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시간에
45초만에
땅이 흔들려 도시가 무너져 내리고
일분전까지도 그들 곁에 있던 사랑하는 가족과
소유했던 작은 소망들이
눈앞에서 안개처럼 영원히 사라져버린
이 기가막힐 참담함을
인간의 어떤 언어로 그려낼 수 있아오리까?
내 가족이 아니라고 바라만 보는 내 모습
불손한것도 같고
죄를 진 것도 같고
못 할 일을 저지른 것도 같은 심정입니다
이 가혹한 현실앞에서
왜 나는 아니었는가라고
묻게하시고
그들의 비통이 내 것이 아님을
당연히 받지 않게 하소서
헤이디에서는 삶과 죽음이 섞여 아비규환인 때
저는 안락한 병원에서
한 환자가 심장수술을 받으시는 현장을
입회하여 보고 있었습니다
그 한 생명을 살려내기위해
온갖 힘과 정성을 다하는 것을 바라보며
똑같은 생명인데….
똑같은 생명들인데….
하나님께 고개들어 울부짖었던
제 마음 보고 계셨습니까?
자비의 아버지시여
굽어 살펴 주옵소서
속히 그 참담함속으로 가셔서
구원 해 주시옵소서
안전지대에 아직도 살아있는 우리도
주머니를 열든지
기도를 올리든지
달려 가든지
어떻게든 이들을 외면하지 않게하시고
구호에 속히 동참케 하소서
오- 긍휼의 아버지여
이 슬픈 밤에
비통해 울부짖는 그들의 울음소리에
귀 기우려주시고
속히 구원의 손 길 그곳에 닿을 수 있게
도와 주소서
살려 주소서
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비옵니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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